페미니즘
20190425+20190503 : 피해자 정체성 청구와 살부의식의 부재
2019. 5. 11. 23:142019년 4월 25일 의 20대 남성 관련 기사들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이 젠더 이슈에서만큼은 무의식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피해자 정체성을 내면화하면서 여성과 페미니즘 진영을 가해자로 상정하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고, 기사는 이를 징후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피해자 정체성을 탈취해오는 방식의 전략이 비단 20대 남성만의 것인가? 예멘 난민과 무슬림들에 대한 증오발언을 일삼으며 '예멘 난민을 수용하는 한국인'의 프레임을 '강간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농후한 예민 난민 남성과 억지로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한국 여성' 프레임으로 전환해 피해자의 자리를 바꾸려 들던 일부 20대 페미니스트 여성들을 기억한다. MTF 트렌스젠더를 향한 증오와 혐오 선동을 조장하기 위해 프..
20190303 : 말하는 몸
2019. 3. 3. 17:191. “남자들은 거울을 보며 ‘나 정도면 나쁘지 않지’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난 늘 갸우뚱한다. 살면서 내 몸에 대해 안도해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온 몸에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연일 뛰어다니던 또래 친구들과 달리 나는 늘 어색하게 걷고 느리게 뛰는 과체중의 책벌레였고, 자연스레 무리가 즐기는 유희에서 제외되곤 했다. 물론 처음부터 내 몸을 수치스레 여긴 건 아니다. 하지만 무리에서 도태되면서, 내 둔한 몸동작을 조롱하는 또래들의 눈빛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살은 언제 뺄 거냐고 채근하는 친척 형제들의 말을 들으면서 난 자연스레 수치를 배웠다. 이게 창피해야 할 일인가 보다. 내 몸은 남들 보기에 밉고 부자연스러운 몸인가 보다. 그리고, 어머니가 있었다. 아버지와 달리..
20180822 : 뉴욕타임즈에 실린 켈리 마리 트란의 성명
2018. 8. 22. 06:08에서 로즈 역할을 맡은 베트남계 미국인 배우 켈리 마리 트란은 수많은 사람들의 온라인 폭력에 시달린 바 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켈리를 싫어하는 이들은 다 저마다의 이유를 주절주절 설명했다. 로즈라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정치적 공정성만 앞세우느라 민폐 투성이 캐릭터여서 싫었다는 둥, 제작진이 정치적 공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넣은 캐릭터라서 설득력이 없었다는 둥... 솔직히 따져보자. 설득력 없기로는 그 넓은 은하계 안에서 저항군으로 일하는 아시아인 한 명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세계관의 폐쇄성만한 게 없고, 민폐 투성이인 거로는 아나킨한테 도통 믿음을 주지 않아서 애가 엇나가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요다만한 캐릭터가 없으며, 억지 투성이 캐릭터로는 "날 때부터 포스를 타고 난 운명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