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너희들은 어디로 날아가느냐 아무 곳도 아닌 곳으로 누구로부터 떠나왔느냐 모든 것들로부터 그들이 함께 있은 지 얼마나 되었으냐 조금 아까부터 그러면 언제 그들은 헤어질 것이냐 이제 곧 Bertolt Brecht 사랑하는 사람들 中.
-
20230626 : 언제까지 TV로 글을 쓸 수 있을까
20230626 : 언제까지 TV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이제 큰 비밀도 아닌 것 같지만, TV라는 매체에 애정을 잃은 지 좀 됐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인한 초다채널 시대에 적응을 못한 까닭도 있고, 예전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 없어진 까닭도 있다. 사실 초다채널 시대가 된 이후로는, 따라잡아야 하는 콘텐츠의 양이 많아진 탓에 TV 시청 자체가 여러모로 버거워진 것도 사실이다. TV에 대한 애정은 둘째 치고, 이제 사람들이 TV에 대해 다룬 글을 읽고 싶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관련 담론을 가장 활발하게 나누는 장은 사실 이제 지면이 아니라 유튜브 리뷰 채널들 아닌가. 글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 흐름은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유튜브 채널을 파는 일도 좀 피로한 노릇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
20230620 : 자고 일어나며 다시 잠드는 그 사이에 생기는 모든 일들이
20230620 : 자고 일어나며 다시 잠드는 그 사이에 생기는 모든 일들이
-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2023.08.12 04:58너희들은 어디로 날아가느냐 아무 곳도 아닌 곳으로 누구로부터 떠나왔느냐 모든 것들로부터 그들이 함께 있은 지 얼마나 되었으냐 조금 아까부터 그러면 언제 그들은 헤어질 것이냐 이제 곧 Bertolt Brecht 사랑하는 사람들 中.
-
20230626 : 언제까지 TV로 글을 쓸 수 있을까
20230626 : 언제까지 TV로 글을 쓸 수 있을까
2023.06.26 15:35이제 큰 비밀도 아닌 것 같지만, TV라는 매체에 애정을 잃은 지 좀 됐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인한 초다채널 시대에 적응을 못한 까닭도 있고, 예전만큼 내 마음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 없어진 까닭도 있다. 사실 초다채널 시대가 된 이후로는, 따라잡아야 하는 콘텐츠의 양이 많아진 탓에 TV 시청 자체가 여러모로 버거워진 것도 사실이다. TV에 대한 애정은 둘째 치고, 이제 사람들이 TV에 대해 다룬 글을 읽고 싶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관련 담론을 가장 활발하게 나누는 장은 사실 이제 지면이 아니라 유튜브 리뷰 채널들 아닌가. 글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 흐름은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유튜브 채널을 파는 일도 좀 피로한 노릇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
20230620 : 자고 일어나며 다시 잠드는 그 사이에 생기는 모든 일들이
20230620 : 자고 일어나며 다시 잠드는 그 사이에 생기는 모든 일들이
2023.06.21 13:25 -
20230614 : 대만이라는 거대한 아이러니
20230614 : 대만이라는 거대한 아이러니
2023.06.14 21:15대만 국립 고궁박물원은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다. 장개석과 국민당 정부가 대륙에서 대만으로 퇴각하면서, 대륙에서 가져갈 수 있는 유물이란 유물을 모두 긁어 가져가서 만든 게 바로 고궁박물원이다. 어찌나 소장한 품목이 많은지, 3개월 단위로 옥제품, 도자기, 회화, 청동 유물 8천점을 순환 배치하는데 60년째 유물이 한번도 겹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거대하고 압도적인 콜렉션을 자랑하는 국립 고궁박물원에서 길 하나 건너서 5분만 슬렁슬렁 걸어가면, 사설 박물관인 순익 원주민 박물관이 있다. 대만 섬을 터전으로 삼아 최소 4천년 간 그 땅에서 살았던 15개 부족민들은, 17세기 청나라에서 한족들이 이주해오면서부터 대만의 ‘원주민’이 된다. 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15개 부족의 유물을 전시한 순..
-
20230613 : 루벤 앤 플로라 리제르바
20230613 : 루벤 앤 플로라 리제르바
2023.06.14 12:301. 선물 받은 와인. '루벤 앤 플로라 리제르바' (Ruben and Flora Reserva) 칠레 와인이고, 타입은 레드다. 더블 토스트 프렌치 오크에 12개월 숙성, 6개월 스틸 탱크 숙성 후 3개월 병입 숙성. 카르베네 소비뇽 50%, 카르메네르 50%. 찾아보니 테이스팅 노트는 다음과 같다. 붉은 야생 베리류 향, 후추, 미네랄 향, 오크의 진한 바닐라향. 화려하고 풍부한 질감이 인상적이며, 과실의 맛과 진한 타닌이 조화롭다. 오크 베럴에 숙성해서 바닐라향이 풍부하며 여운이 길다. 구조감이 좋은 풀바디 와인. 찾으면서 알게 된 건데, 이 와인은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를 부르는 애칭을 따서 만든 와인이란다. 와인메이커인 남편 루벤이 와인을 만들고, 아내 플로라가 와인 라벨을 만든다고. 그래서..
-
20230606 : 덕분에
20230606 : 덕분에
2023.06.06 22:47난자신의 효용가치에 대해 다분히 박한 사람이다. 내 글이 세상에 무슨 쓸모가 있으랴, 내 말이 대체 누구에게 위안이 되랴, 그렇게 게으르게 사고하고 건성으로 말하고 쓰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지킨단 말인가. 대체로 그런 생각들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래도 가끔씩, 덕분에 재미있었다거나 덕분에 행복했다는 이야기, 덕분에 즐거웠고 감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쩔 수 없이 입꼬리가 올라간다.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행복이 될 수 있구나.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서 살아온 거로구나, 나는. 정신과 상담을 할 때 그런 이야기를 했다. 왜 저는 저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추구하지 못하고, 대신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고 제 가치를 증명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의사 선..
-
20230604: 한낮의 El Xitxarel-lo
20230604: 한낮의 El Xitxarel-lo
2023.06.05 12:28레스토랑 직원의 추천을 받아 마시게 된 와인은 El Xitxarel-lo였다. '엘 싯사렐로'라고 읽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엘 이그싯사렐로'라고 읽어야 하는 건지. 뭐라 읽으면 좋을지 엄두도 안 나는 이 화이트 와인은 맛이 상큼했다. 오픈하자마자 따라서 한 잔 마셨을 때에는 시트러스향과 은은한 단맛이 편안하게 퍼져 있었는데, 아이스버켓에 담아 칠링하고 난 뒤에 마시니 맛이 몰라보게 단단해져 있었다. 쨍한 오렌지 필의 향기와 무겁지 않지만 단단한 바디감, 끝을 깔끔하게 떨구는 단맛까지. 우리는 초리조와 방울토마토를 안주로 연신 건배를 해가며 와인을 비웠다. 해는 뜨겁고, 입 안은 달았던 주말.
-
20230604: KBS 〈다큐 인사이트〉 '걸;Girl' 단상
20230604: KBS 〈다큐 인사이트〉 '걸;Girl' 단상
2023.06.05 10:05KBS 〈다큐 인사이트〉 '걸;Girl'을 봤는데, 한국 걸그룹 역사 30년을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엮어내는 기획은 분명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걸;Girl'은 대한민국 걸그룹의 역사를 이런 방식으로 묶어낸다. "아이돌과 아티스트 사이에서 어느 길을 가야 할지, 아무도 앞서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개척해야 했던 1세대. → 팬덤이 성장하면서 걸그룹에게 뭔가를 더 적극적으로 바라기 시작했던, 그래서 크리피한 '삼촌팬'이 등장했던 2세대. → 섹시나 청순 둘 중 하나를 연기해야 했던, 남성 팬덤을 주로 바라보았던 3세대. → 그리고 마침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4세대." '걸;Girl'은 '노래하는 요정' S.E.S에서 출발해 아이브와 에스파, 뉴진스, 르세라핌, 아이들 같은 팀이 저마다의 ..
-
20230601: 밤공기의 꽃내음
20230601: 밤공기의 꽃내음
2023.06.02 03:391. 산 중턱에 살다보면 계절의 변화를 코로 먼저 알게 된다. 5월에는 밤공기에 온통 수수꽃다리 내음이 묻어나더니, 6월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 밤꽃 내음이 물씬하다. 산에 이런 저런 나무가 많아서 그렇다. 한때는 꽃이고 뭐고 사는 게 다 버겁고 고단했더랬는데, 그 시기엔 몇 월에 무슨 꽃이 피고 하는지도 몰랐었는데, 어느새 좀 살 만 해졌는지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를 맡는다. 심지어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집에 들어갈 때면 이 향기를 맡을까, 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그들의 안녕을 빌어줄 정도의 여유도 생긴 모양이다. 2. ‘~할 것’이 있다는 게 참 좋은 일이구나 한다. 기다릴 것, 해낼 것, 도와줄 것, 느낄 것, 다가올 것, 예정된 미래시제의 일들. 의지와 전망을 담은 일들. 내일을 그려..
-
20230530: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20230530: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2023.05.30 14:301. 정신건강의학과 로비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보면 다른 환자들을 힐끔힐끔 보게 된다. 병원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온순하고 조용하다. 그렇지만 아주 가끔씩 자기 자신의 힘듦을 견디지 못해 주변에 공격적인 형태로 발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도 그렇다. 자신도 동의한 치료 프로세스를 놓고, 그게 잘 맞지 않자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냐며 애꿎은 프론트데스크 직원에게 화를 내는 사람을 봤다. 입장을 바꿔보라고, 내가 잠이나 제대로 잤겠느냐고 따져 묻는 그의 목소리에는 짜증과 분노가 덕지덕지 앉아있었다. 그의 푸념을 들으며 그를 힐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잠시 후 나라고 뭐가 크게 다를까 하는 의문이 뒤를 이었다. 나도 저 이가 어떤 사정이 있어서 저 지경이 되었는지 딱히 안 궁금해 하고 있지 않..
-
20230524 :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20230524 :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2023.05.25 00:53(전략)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몇몇 평론가들은 쿠글러가 사건의 비극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스카를 필요 이상으로 착한 사람인 것으로 묘사했다고 비판했다. 맞다. 오스카가 차에 치인 개를 돕는 장면이나 대마초를 바다에 버리는 장면은 쿠글러의 창작이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스카가 살아있었다면 “당신 정말로 새로 거듭날 작정이었나요?”라고 물어서 확인해 볼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걸 확인해 줄 오스카는 이제 없다. 경찰이 총으로 쐈으니까. 맞다. 영화는 오스카가 감옥에 갔었던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지만, 그는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감옥에 다녀왔다. 그 이전에는 경찰에 불응하고 도주를 시도한 적도 있었다. 그래,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날, 프루트베일 역에서 오스카는 비무장 상..
-
20230521 : 더 단순하게, 더 담백하게
20230521 : 더 단순하게, 더 담백하게
2023.05.22 02:531. 복잡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간단했던 것들도 온통 복잡해진다. 다섯 수를 앞서 보고, 열 수를 앞서 보고, 오만 계획을 다 세우고... 그래 봤자 첫 돌을 착수하지 않으면 앞서 본 모든 수가 의미 없어진다. 생각과 고민은 분명 중요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혼자 복잡하게 머리를 굴리다가 해보지도 않고 혼자 결론을 내리는 일은 그만.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갈 때에는 일단 착수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 번에 한 수씩, 앞으로. 2. 자신에게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내 한계와 내 미움과 내 욕망을 그냥 더 담백하게 인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제법 우스꽝스러운 사람이고, 적당히 비겁한 사람이다. 그런 나를 자기모멸 없이 그냥 담백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우스꽝스러움과 비겁..
-
이승한 | Profile
이승한 | Profile
이승한 | 글쟁이. TV 칼럼니스트. 비온뒤무지개재단 이사 Seunghan Rhie | Writer. TV Columnist. Commentator, Director of BEYOND THE RAINBOW FOUNDATION 현재 연재/출연 중 Currently Writing/Starring 한겨레 토요판 |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 HANKYOREH Saturday Section | 〈The Sultan of the TV by Rhie Seunghan〉 문화방송 | 옴부즈맨 프로그램 〈탐나는 TV〉 고정 패널 MBC | Ombudsman Program 〈TAM TV - Tempting TV〉 Regular Guest 월간 고교독서평설 | 〈잘 봐놓고 딴 소리〉 BOOKS AND CRIT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