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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20220214: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전략) 한편, 이날 채널A 메인뉴스 ‘뉴스A’는 제보자 A씨의 추가 폭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초밥을 김씨 자택으로 배달했다. 이와 관련 배씨와 A씨는 김씨에게 배달한 초밥 10인분을 누가 먹었을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 최측근 배씨는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자택) 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후보 부부와 두 아들이 먹고도 남을 초밥이 법인카드로 결제되고 배달까지 이뤄졌는데, 이를 지시·이행한 공무원들 스스로 의문을 가질 만큼 비상식적이었다는 의미다. 채널A는 “두 사람 대화가 법인카드로 산 음식을 누가 소비했는지 밝히는 데 핵심 정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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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출산율이 걱정되면 혐오부터 그만 둘 일이다.
20220726: 출산율이 걱정되면 혐오부터 그만 둘 일이다.
총신대 총장을 지낸 정성구씨가 기독일보에 '교회가 더이상 땅투기 같은 거 그만 하고,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글을 썼다. 핵심 주장만 보면 뭐 그런가보다 싶다. 간만에 개신교회가 뭔가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는가 싶은데, 잘 나가다가 또 중간에 뜬금없이 성소수자들을 후려친다. "유독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바닥에 떨어져 조산원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물론 여성가족부도 노력하고 있다지만, , , 같은 괴물과 잘못된 사상들이 한국전체에 전염병처럼 퍼져있어 결혼을 막고 있고 가정을 무너뜨리고 있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17121) 과연 그런가? 2022년 현재 동성혼을 법적으로 완전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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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1: 흠영(欽英): 끝내 반드시 썩지 않을 것이다
20210211: 흠영(欽英): 끝내 반드시 썩지 않을 것이다
최근 자꾸 유만주(1755-1788)의 을 발췌해 적고 관련 유물을 전시했던 서울역사박물관 전시가 생각난다. 유만주는 스스로 일생 이렇다 할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던 사람이지만, 자신이 쓴 만큼은 자기 자신보다 더 고아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하루하루 주어진 날들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일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해 남긴 13년 간의 일기는, 꽃부리처럼 단단하고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흠모하며 살겠다는 한 선비의 의지로 가득하다. 유만주는 때로 자기보다 잘 된 이들을 질투하는 마음이나, 구하고 싶은 책이 책방에 안 들어와서 화가 난다는 속내도 일기장에 적어넣고, 돈만 밝히는 것 같은 세상이 꼴 보기 싫다는 시시콜콜한 불평도 적어넣고, 어디 고을 살던 서출 여자가 학문이 깊고 글씨가 수려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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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와 함께 적어보는 <헤어질 결심> 감상 1, 2
스포일러와 함께 적어보는 <헤어질 결심> 감상 1, 2
극장에서 N회차를 찍으며 느낀 바들을 차근차근 적어보기로 했다. 아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발표한 두 가지 감상 포인트다. 스포일러로 가득한 글이니, 아직 영화를 안 본 이들이라면 글을 피해가시길. 1. 정안의 서사 영화 초반, 정안은 이주임과 아직 안 잤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임이 계속해서 플러팅하는 게 싫진 않았겠지. 흔들리는 자신이 낯설기도 하고. 그래서 해준에게 말했을 것이다. 이포로 전근 오면 안 되냐고. 나 매일 당신이 차려주는 이런 따뜻한 밥 먹고 싶다고. 그건 네가 내 곁으로 와서 날 좀 붙잡아 달라는 SOS 신호였으리라. 불행히도 해준은 눈치채지 못한다. 두 사람은 이미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프로페셔널들이고, 상대를 위해 제 커리어를 희생할 만큼 일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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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2 : 지난 2년 간의 변화들
20220712 : 지난 2년 간의 변화들
0. 정치적으로 매우 우울한 2년이었다. 그 우울함 때문에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다. 긴 글을 쓸 공간에 대한 수요가 페이스북으로 쏠리기도 했고. 물론 앞으로도 높은 확률로 정치적으로 우울하겠지. 1. 페스코 채식을 2년 정도 하다가 그만 뒀다. 그만 둔 이유는, 내 주변 사람들이 나와 함께 식사할 때 너무 서운해 했기 때문이다. 그게, 그런 게 있다. 나랑 같이 먹을 때가 아닌 이상 고기를 먹을 핑계가 별로 없는 사람들. 그래서 페스코 채식을 멈췄다. 2.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2021년엔 공황발작이 세 차례 정도 왔었고, 처음엔 심근경색으로 오인했었다. 공황발작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진작에 했었어야 하는 일인데 하고 후회도 하고, 늦게나마 시작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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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20220214: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2022.09.06 01:44(전략) 한편, 이날 채널A 메인뉴스 ‘뉴스A’는 제보자 A씨의 추가 폭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초밥을 김씨 자택으로 배달했다. 이와 관련 배씨와 A씨는 김씨에게 배달한 초밥 10인분을 누가 먹었을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 최측근 배씨는 “나는 개인적으로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해. (자택) 밑에 사는 기생충이 있든지. 뭐가 있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후보 부부와 두 아들이 먹고도 남을 초밥이 법인카드로 결제되고 배달까지 이뤄졌는데, 이를 지시·이행한 공무원들 스스로 의문을 가질 만큼 비상식적이었다는 의미다. 채널A는 “두 사람 대화가 법인카드로 산 음식을 누가 소비했는지 밝히는 데 핵심 정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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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6: 출산율이 걱정되면 혐오부터 그만 둘 일이다.
20220726: 출산율이 걱정되면 혐오부터 그만 둘 일이다.
2022.07.26 19:07총신대 총장을 지낸 정성구씨가 기독일보에 '교회가 더이상 땅투기 같은 거 그만 하고,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글을 썼다. 핵심 주장만 보면 뭐 그런가보다 싶다. 간만에 개신교회가 뭔가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는가 싶은데, 잘 나가다가 또 중간에 뜬금없이 성소수자들을 후려친다. "유독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바닥에 떨어져 조산원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물론 여성가족부도 노력하고 있다지만, , , 같은 괴물과 잘못된 사상들이 한국전체에 전염병처럼 퍼져있어 결혼을 막고 있고 가정을 무너뜨리고 있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17121) 과연 그런가? 2022년 현재 동성혼을 법적으로 완전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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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1: 흠영(欽英): 끝내 반드시 썩지 않을 것이다
20210211: 흠영(欽英): 끝내 반드시 썩지 않을 것이다
2022.07.23 14:32최근 자꾸 유만주(1755-1788)의 을 발췌해 적고 관련 유물을 전시했던 서울역사박물관 전시가 생각난다. 유만주는 스스로 일생 이렇다 할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던 사람이지만, 자신이 쓴 만큼은 자기 자신보다 더 고아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하루하루 주어진 날들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일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해 남긴 13년 간의 일기는, 꽃부리처럼 단단하고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흠모하며 살겠다는 한 선비의 의지로 가득하다. 유만주는 때로 자기보다 잘 된 이들을 질투하는 마음이나, 구하고 싶은 책이 책방에 안 들어와서 화가 난다는 속내도 일기장에 적어넣고, 돈만 밝히는 것 같은 세상이 꼴 보기 싫다는 시시콜콜한 불평도 적어넣고, 어디 고을 살던 서출 여자가 학문이 깊고 글씨가 수려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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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와 함께 적어보는 <헤어질 결심> 감상 1, 2
스포일러와 함께 적어보는 <헤어질 결심> 감상 1, 2
2022.07.18 12:03극장에서 N회차를 찍으며 느낀 바들을 차근차근 적어보기로 했다. 아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발표한 두 가지 감상 포인트다. 스포일러로 가득한 글이니, 아직 영화를 안 본 이들이라면 글을 피해가시길. 1. 정안의 서사 영화 초반, 정안은 이주임과 아직 안 잤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임이 계속해서 플러팅하는 게 싫진 않았겠지. 흔들리는 자신이 낯설기도 하고. 그래서 해준에게 말했을 것이다. 이포로 전근 오면 안 되냐고. 나 매일 당신이 차려주는 이런 따뜻한 밥 먹고 싶다고. 그건 네가 내 곁으로 와서 날 좀 붙잡아 달라는 SOS 신호였으리라. 불행히도 해준은 눈치채지 못한다. 두 사람은 이미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프로페셔널들이고, 상대를 위해 제 커리어를 희생할 만큼 일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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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2 : 지난 2년 간의 변화들
20220712 : 지난 2년 간의 변화들
2022.07.12 22:580. 정치적으로 매우 우울한 2년이었다. 그 우울함 때문에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했다. 긴 글을 쓸 공간에 대한 수요가 페이스북으로 쏠리기도 했고. 물론 앞으로도 높은 확률로 정치적으로 우울하겠지. 1. 페스코 채식을 2년 정도 하다가 그만 뒀다. 그만 둔 이유는, 내 주변 사람들이 나와 함께 식사할 때 너무 서운해 했기 때문이다. 그게, 그런 게 있다. 나랑 같이 먹을 때가 아닌 이상 고기를 먹을 핑계가 별로 없는 사람들. 그래서 페스코 채식을 멈췄다. 2.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2021년엔 공황발작이 세 차례 정도 왔었고, 처음엔 심근경색으로 오인했었다. 공황발작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진작에 했었어야 하는 일인데 하고 후회도 하고, 늦게나마 시작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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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1 : 무지개빛 길벗체로 세상에 사랑을 새깁시다
20200821 : 무지개빛 길벗체로 세상에 사랑을 새깁시다
2020.08.21 20:03레인보우 플래그가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 내 퀴어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심볼은 핑크색 역삼각형 (Pink Triangle) 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국가의 적’으로 규정한 게이, 바이섹슈얼 남성, 트랜스젠더 여성을 체포해 수용할 때, 그들의 죄수복에 달아주었던 심볼이 핑크색 역삼각형이었던 것에서 유래한 상징이다. 마치 백인들이 경멸과 증오를 담아 부르던 멸칭 ‘N-word’를 전유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 흑인들이 그랬듯, 미국의 퀴어 커뮤니티 또한 그 핑크색 역삼각형을 자신들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전유해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퀴어를 향한 억압과 차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핑크색 역삼각형을 쓰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었다. 인권운동가 길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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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2 : 당연한 걸 당연하다 말하는 싸움입니다. 질 리가 없죠.
20200802 : 당연한 걸 당연하다 말하는 싸움입니다. 질 리가 없죠.
2020.08.02 20:04얼마나 무시무시한 광고였기에 찢어가며 막아야 했나? 7월 31일 서울지하철 신촌역에 게시되었던 국제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캠페인 광고는, 8월 2일 갈기갈기 찢긴 채 발견됐다. 광고가 담고 있던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은 누군가, 인적이 드문 새벽을 틈타 광고판을 찢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념 인증 사진을 찍으며 뿌듯함을 느끼려 했던 성소수자들과 앨라이(자신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님에도 운동에 연대하는 사람. 이 글에서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연대하는 시스젠더-헤테로섹슈얼을 지칭한다.)들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광고 훼손 소식에 크게 낙담했다. 광고는 그러지 않아도 한참을 늦게 걸린 참이었다. 원래는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IDAHOBIT, 이하 아이다호 데이)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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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7 : 고기를 덜 먹는 삶을 향해서
20190907 : 고기를 덜 먹는 삶을 향해서
2019.09.07 02:46난 고기를 좋아한다. 특히나 질 좋은 소를 레어에 가까운 미디엄 레어로 익혀서 씹을 때 육즙과 핏물이 같이 떨어지는 순간을 사랑한다. 한번은 오로지 질 좋은 소고기를 먹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를 다녀온 적도 있었다. 동쪽으로 동쪽으로 가다가 사당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외국에 나가는 것 같은 피로를 느끼는 나 같은 인간이 강원도를 간다는 건 많은 걸 의미한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사람들이 채식주의자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생각도 자주 한다. 나의 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건강 문제로 포유류와 조류를 드시지 않으셨고, 이제는 종교적인 이유로 어류와 오신채도 드시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찾는 건 늘 어려운 일인데, 사찰음식점이나 혹은 불자들을 위한 베리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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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0 : 임명 논란이 놓치고 있는 것들
20190830 : 임명 논란이 놓치고 있는 것들
2019.08.30 15:21지금 제기되고 있는 개인적인 의혹들을 곰곰이 생각해봐도, 보수 정권에서 조 후보자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던 이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임명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청문회를 거친다면 아마 임명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임명이 된다면 사법개혁을 잘 끌고 갈 법무장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조국 후보자를 지지하는 분들도, 반대하는 분들도 모두 조금씩 놓치고 계신 게 있는 듯 하다. 여당과 그 지지자분들은, 많은 이들이 지금의 정권이 들어설 때 “구시대의 막내”를 바랐던 게 아니라 “새시대의 첫째”를 바랐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주셨으면 어떨까. 노무현 대통령께서 쓰셨던 표현을 차용해 표현하자면 "태종이 아니라 세종을 바랐던” 것이다. 단순히 전임자와 비교해 더 나은 사람, 상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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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 네스호의 괴물
20190823 : 네스호의 괴물
2019.08.23 01:03네스호에 갔는데 네스를 못 봐서 아쉽다는 후배를 위해, 후배가 찍은 사진 위에다가 네스를 그려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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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7 : <기생충>의 사운드스케이프
20190607 : <기생충>의 사운드스케이프
2019.06.07 11:34을 세 번째 관람하며 뒤늦게 깨달은 것. 세번째 문단에 예고편에 나온 적 없는 내용에 관한 경미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기우(최우식)가 처음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과외 면접을 하러 들어가는 장면, 대문이 열리는 순간 문틈으로 안쪽 계단을 따라 심어진 대나무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는 기우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도 함께 이동하면, 소리도 점점 더 넓어진다. 숲속을 걷는 듯 나뭇잎들이 서로 부대끼며 내는 소리가 기우를 감싸는 가운데, 은근슬쩍 어디서 날아온 건지 알 수 없는 새들의 울음까지 끼어들어온다. 담장 하나 넘어왔을 뿐인데, 박사장네 집 정원은 길거리와는 사운드스케이프부터 완전 다른 공간이다. 외부의 소리를 차단하고 내부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평화로움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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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0 :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없는 '기생충'(2019) 리뷰
20190530 :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없는 '기생충'(2019) 리뷰
2019.05.30 13:25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없지만, 영화를 온전하게 즐기고 싶으시면 피하시는 게 좋을. 두서없이 써 본 관람 평. 1. 칸 황금종려상이라고 해서 어려운 예술영화일 거라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는 작품이다. "야, 우리한테도 왕가위가 있다!" 쪽이 아니라, "짜샤들아 봤냐, 이게 우리 판 스필버그다!" 쪽에 가까운 작품. 장르적 쾌감과 주제의식이 기이하게 섞여있는데, 그 기이함 자체도 작품의 재미에 복무한다. 2.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의 반복. 무엇이 내려오고 무엇이 올라오는지를 집중해서 잘 보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인물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위 아래로 이동하는 오브제들의 움직임도 의미심장하다. 3. 1차 예고편과 2차 예고편의 두 대사가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차 예고편에선 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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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 '독재자의 후예', 제 발 저리다
20190519 : '독재자의 후예', 제 발 저리다
2019.05.20 01:19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항쟁 39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습니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한 것을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은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진상규명위원회 출범 지연의 책임을 국회 탓으로 돌리고 사실상 우리당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누차 말씀드린 것처럼, 자유한국당의 전신이 바로 민주화운동 특별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진상규명위원회의 경우, 우리는 이미 자격이 충분한 위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 없이 거부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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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20190503 : 피해자 정체성 청구와 살부의식의 부재
20190425+20190503 : 피해자 정체성 청구와 살부의식의 부재
2019.05.11 23:142019년 4월 25일 의 20대 남성 관련 기사들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이 젠더 이슈에서만큼은 무의식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피해자 정체성을 내면화하면서 여성과 페미니즘 진영을 가해자로 상정하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고, 기사는 이를 징후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피해자 정체성을 탈취해오는 방식의 전략이 비단 20대 남성만의 것인가? 예멘 난민과 무슬림들에 대한 증오발언을 일삼으며 '예멘 난민을 수용하는 한국인'의 프레임을 '강간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농후한 예민 난민 남성과 억지로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한국 여성' 프레임으로 전환해 피해자의 자리를 바꾸려 들던 일부 20대 페미니스트 여성들을 기억한다. MTF 트렌스젠더를 향한 증오와 혐오 선동을 조장하기 위해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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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20190408 :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2019.04.08 01:221. 그를 직접 본 일이 두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를 녹음하러 상암 MBC로 매주 출근하던 시절 라디오 스튜디오 복도에서였고, 두 번째는 그가 팬사인회를 하던 신촌 현대백화점 광장 앞에서였다. 두 차례 모두 그는 이를 활짝 드러내며 웃고 있었고 나는 얼어붙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갑자기 다가와 마음을 고백하는 게 아무래도 폐가 될 것 같아서 말하지 못했다. 당신의 노래와 당신의 말들을 참 좋아한다고, 그게 순간순간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고. 늘 후회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온다. 그때 그 고백을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긴, 낯선 남자의 서툰 고백 따위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겠느냐만. - 2. 그에 관해 글을 쓸 일이 세 차례 있었다. 처음은 그가 강은하씨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읽고 지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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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 스윙키즈를 끝끝내 긍정할 수 없었던 이유
20190320 : 스윙키즈를 끝끝내 긍정할 수 없었던 이유
2019.03.20 02:57(2018)를 두번째 관람하고서야(처음은 극장에서, 두번째는 VOD로.) 첫번째 관람할 때 느꼈던 찜찜함의 정체를 깨달았다. 이하 스포일러. “자유에 대한 갈망은 이념을 초월한다”는 메인 테마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로기수(도경수)는 탭댄스에 이끌려 이념을 배반하는 캐릭터여야 했다. 그래서 로기수는 영화 초반부터 수용소 내 최고의 트러블메이커, 최고의 문제아, 공산포로 진영 내 ‘인민영웅’으로 제시된다. 이런 공산청년조차 가슴이 뛰도록 만드는 춤! 자유! 문제는, 기수는 단 한 순간도 이념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짚어보자. 기수는 전체주의자가 아니다. 같은 공산포로들이 수용소장(로스 케틀)의 심부름꾼으로 일하는 삼식(송재룡)을 린치하려 할 때, 한 포로가 칼을 꺼내들자 기수는 제가 먼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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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tin. 이승한
tintin. 이승한
이승한 | 글쟁이. TV 칼럼니스트. 비온뒤무지개재단 이사 Seunghan Rhie | Writer. TV Columnist. Commentator, Director of BEYOND THE RAINBOW FOUNDATION 현재 연재/출연 중 Currently Writing/Starring 한겨레 토요판 | HANKYOREH Saturday Section | 문화방송 | 옴부즈맨 프로그램 고정 패널 MBC | Ombudsman Program Regular Guest 월간 고교독서평설 | BOOKS AND CRITICS MONTHLY FOR HIGH SCHOOLERS | 씨네플레이 | 영화칼럼 CINEPLAY| Cinema Column 팟빵 | '텔레라마' 고정 패널 PODBBANG | 'Teler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