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과 번역
20180822 : 뉴욕타임즈에 실린 켈리 마리 트란의 성명
2018. 8. 22. 06:08에서 로즈 역할을 맡은 베트남계 미국인 배우 켈리 마리 트란은 수많은 사람들의 온라인 폭력에 시달린 바 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켈리를 싫어하는 이들은 다 저마다의 이유를 주절주절 설명했다. 로즈라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정치적 공정성만 앞세우느라 민폐 투성이 캐릭터여서 싫었다는 둥, 제작진이 정치적 공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넣은 캐릭터라서 설득력이 없었다는 둥... 솔직히 따져보자. 설득력 없기로는 그 넓은 은하계 안에서 저항군으로 일하는 아시아인 한 명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세계관의 폐쇄성만한 게 없고, 민폐 투성이인 거로는 아나킨한테 도통 믿음을 주지 않아서 애가 엇나가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요다만한 캐릭터가 없으며, 억지 투성이 캐릭터로는 "날 때부터 포스를 타고 난 운명의 아..
20160920 : split decision
2016. 9. 20. 18:14록키 시리즈의 외전 격이자 7번째 영화, 처음으로 실베스타 스텔론이 각본에 참여하지 않은 작품인 (2015)는 (1976)와 (2006)의 전통을 충실히 따른다. 주인공은 현역 챔피언이 퍼블리시티 스턴트를 위해 이벤트 성으로 여는 경기의 희생 제물로 선택되고, 모두의 만류에도 주인공은 고민 끝에 선뜻 경기 제안을 수락한다. 세상은 그가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주인공은 엉망진창이 되어 가면서도 마지막까지 경기를 마친다. 늘 2:1로 갈린 심판진의 결정에 따라 (split decision!) 승리는 챔피언의 몫이 되고, 대신 주인공은 자신을 무시하던 세상과 챔피언의 존중을 받아낸다. 의 말미, "to the winner, by split decision..."이라는 대사가 나올 때,..
20160918 : 엘렌 - 신의 이름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2016. 9. 19. 20:54Ellen DeGeneres - The Beginning (2000) Written & Performed by Ellen DeGeneres Translated by Seunghan Rhie
20160809 : Drive it like you stole it (from the film Sing Street)
2016. 8. 9. 23:53시간은 가고 오겠다던 소녀는 오지 않는다. 소년은 불안하지만 잠시 후면 강당을 비워줘야 한다.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급하게 불러모은 엑스트라들은 를 안 봐서 50년대 미국 고등학교 졸업 파티가 어떤 느낌인지 알지 못하고, 모든 게 엉망진창이지만 소년은 어쨌거나 노래를 시작한다. 플레이백에 맞춰 립싱크를 하면서 소년은 생각한다. 입버릇처럼 이 시궁창 같은 아일랜드를 떠나 런던으로 가 모델이 되겠다고 말하던 여자다. 설마 말도 없이 떠난 걸까? 그럴 리가. 마법처럼 문이 열리고 50년대 풍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강당 안으로 천천히 들어온다. 그녀가 들어온 순간 모든 것이 변한다. 허름한 강당 건물은 속 시니어 프롬이 열리는 강당으로, 보기 흉하게 몸을 위 아래로 흔들며 어설프게 춤을 추던 엑스트라들은 능숙..
2016 백악관 출입기자 초청 만찬, 오바마의 마지막 농담들
2016. 6. 11. 05:27오바마 대통령에게 호감을 느끼는 이가 나 하나는 아니겠지만, 내가 이 아저씨한테 가진 애정은 조금은 사적인 것에 가깝다. 카투사 시절 내가 근무하던 미군부대 치과병원 프론트데스크는, 고개를 들면 맞은 편 벽에 걸린 미군 통수권자 공식 초상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불행히도 그 시절 미군 통수권자는 조지 W. 부시였다. (...) 격무에 시달리다가 한숨 돌리려고 고개를 들 때마다 부시와 눈이 마주치는 경험은, 개인 사무실이 있는 장교들과 부사관들, 진료실 안쪽에서 근무하는 다른 사병들은 겪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고통이었다. 물론 한국군 사무실에 갈 때마다 이명박 초상을 봐야 하는 고통에 비하면 경미한 고통이었지만, 부시와의 아이 콘택트도 1년 넘게 하다보니 목에서 신물이 올라오곤 했다. 그래도 어쩌랴, 정..
20160522 : <혁명만세> 중, 당통과 로베스피에르
2016. 5. 22. 02:34...로베스피에르가 온갖 욕을 먹는 반면 당통이 한껏 대접 받는 또 다른 이유로는 그가 혁명가의 전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전형이라는 건 원래 일부분의 진실만을 담아낼 뿐이다. 어떤 운동, 어떤 캠페인에든, 단호하고 유머를 모르는 로베스피에르형 인물도 있고, 피켓을 들고오기로 했으면서 두 시간씩이나 늦게 빈 위스키 병 들고 비틀비틀 나타나는 당통형 인물들도 있는 법이다. 눈여겨볼 만한 가치를 지닌 어떤 사회운동이든 이 두 가치를 모두 포용해야만 한다. 한쪽이 다른 쪽 머리를 잘라버리는 사태가 벌어지면 정말 곤란해지니까 말이다. 마크 스틸 Mark Steel. (Viva La Revolution, 2003) 중. 내가 방법론이나 태도 면에서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도 큰 줄기에서 같은 ..
20160515 : 이코노미스트 "어벤져스는 UN의 통제 하에 놓여야 한다"
2016. 5. 16. 00:56이코노미스트지가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썼다. Online Extra라고 하는 걸 보니 온라인에만 풀린 기사인 것 같은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벌어진 일들이 모두 실재하는 사건이라는 가정 하에 진지 빨고 쓴 기사다. 의 내용을 중심으로 써내려 간 소코비아 협정 지지 기사인데, 읽다보면 미국으로 대변되는 슈퍼 파워가 국제 사회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의 소코비아 사태와 미군의 이라크 참전을 한 문장 안에 담아내는 능청스러움에 즐겁게 읽었는데, 마감이 너무 하기 싫은 관계로 잠깐 짬을 내어 번역을 해봤다. 의역이 많으니 반드시 원문과 비교해가며 읽으시길. 원문은 이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www.economist.com/news/diversions/21698458-..
20160105 : Danny's speech. (from Brassed Off)
2016. 1. 5. 21:11제 뒤에 있는 이 밴드는 제게 이 트로피가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이라 말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의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음악이야말로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옌장, 그런 겁니까? 사람에 비할 바 못 되죠.This band behind me'll tell you that that trophy means more to me than owt else in the whole world. But they'd be wrong. Truth is, I THOUGHT it mattered. I thought that MUSIC mattered. But does it bollocks? Not compared to how people matter. 우리가 이 상을 받아봐야 다..
20151019 : Sober
2015. 10. 19. 23:57최근에 이상하리만치 내 귀를 잡아 끌었던 노래 가사는 셀리나 고메즈의 Sober였다. 혹자는 이게 비버와의 관계를 그린 거라고도 하더라만 그것까지 내가 어찌 알겠으며 알 필요는 뭐란 말인가. 다만 서로를 갉아먹는 파괴적인 관계에 대한 노랫말이 자꾸 머릿 속을 맴돌더라. 연인, 친구, 동료, 사제, 선후배, 형제, 직계비/존속, 그것이 어떤 관계였든 살면서 이런 지옥은 한 차례씩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하여 이런 노랫말을 쓰고 부르기까지 그가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곱씹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설프게 번역해봤다. 당연히 의역과 오역이 강물처럼 넘쳐 흐른다. + 디럭스판 앨범 커버 이미지가 좀 세긴 세다. 경우에 따라 NSFW이거나 엄빠주의일 순 있겠네. Selena Gomez - Sober We fal..
2015 백악관 출입기자 초청 만찬, 오바마의 농담들.
2015. 10. 2. 06:55한국에는 "분노통역사 루터" 개그 부분만 주로 통역이 되어 돌아다니던데, 영상으로 확인해 본 결과 2015년 백악관 출입기자 초청 만찬에서 오바마가 직접 던진 농담들은 그 수위가 훨씬 더 세더라(....). 농담 수위도 폭발, 간지도 덩달아 폭발... - - "누가 묻더군요. 아직 '버킷 리스트'에 남아 있는 게 있냐고. 그래서 대답했죠. '버킷'이랑 라임이 맞는 것(F**k it)들은 있다고. 이민법 행정명령? 버킷! 새로운 기후 제한 법령? 버킷!" - "오바마케어 덕분에 이제 미국인들은 직장을 잃는다고 해서 건강보험까지 같이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마워 할 것 없어요, 민주당 상원의원 여러분." (2014년 미국 중간 선거 민주당 참패 관련 농담) - "물론 대통령직이 쉬웠던 순간은 한..
20150711 : "What's wrong with you, Arnie?" "Hasta la vista."
2015. 7. 11. 17:00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한때 "동성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어야 합니다."라고 말해 횡설수설 상을 받기도 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임기중 두 차례(2005, 2007)나 동성결혼 허가 법안을 비토했던 슈워제네거는 2008년부터는 방향을 틀어 Propisition 8(동성커플에겐 결혼할 권리가 없다는 걸 한번 더 확인시키는 법안)의 폐지를 지지했다. 주지사 집무실에서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수잔 케네디의 동성결혼 주례를 서주기도 했고. 정계 은퇴 이후 2012년 CBS 와의 인터뷰에서, 슈워제네거는 수잔 케네디의 결혼식 주례를 서줬던 것에 대해 이렇게 부연했다. "그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고, 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녀도 식을 올려야 한다. (수잔이)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