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20161127 : 나는 우리가 너무 불쌍해
2016. 11. 27. 12:17김의성 아저씨가 어떤 맥락에서 저 이야기를 했는지 난 모른다. 하지만 김의성 아저씨 말처럼 난 우리가 너무 불쌍하다. 5주 전을 생각해보면, 그 날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어. 그 날은 트랜스포머 차벽이 있었고 의경들이 시위대를 밀어서 인도로 올렸고 물대포가 나올 수 있단 이야기와 공포가 온 군중을 휘감았었단 말이지. 그런데 이게 100만에 육박하는 인파가 되자 갑자기 꼬리를 말면서 평화롭고 경이로운 집회문화 운운하더라. 그러면서도 보는 눈이 적은 농민들 상경길은 무력을 써서 막고 서른 명을 연행했지. 어제 집회의 목표 인원은 200만이었다더라. 누군가는 300만을 말하기도 했고. 어딘가 심장이 두근대면서도 동시에 불편했다. 목표 숫자를 정해놓고 공표해버리면, 그에 못 미치는 인원이 모이면 김이 새버리는..
20161121 : 집회와 관련한 단상
2016. 11. 21. 14:39지금에야 매주 토요일 광화문 캠핑을 뛰고 있다만, 원래 나는 그렇게까지 집회를 많이 다니는 사람은 아니다. 나야 주로 역할이라는 게 집회 나가는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 하는 역할이었지. "아무도 다치지 마라." 아무도 다치지 말라고 해놓고선 정작 내가 나간 시위에선 무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꺼낸 건 역시 조바심 때문이 컸다. '비폭력'이라는 프레임 안에 갇히느라 애써 '우리는 아무 해가 되지 않는다'라는 걸 열심히 강조하는 모습이 갑갑했기 때문이다. 물론 통계적으로는 평화시위가 그 효과가 더 크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난 2008년 촛불은 과연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낳았는지 생각해보면 그 통계에 의문이 든다. 하지만 엊그제 의경 버스에 붙은 스티커를 떼준 시민들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