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부활하시어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이시곤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루카의 복음서 24장 46절부터 48절)
중요한 점. 죄를 용서하기 위해선 회개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회개는 죄없이 희생되었던 이의 이름 앞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점. 죽은 이들 사이에서 다시 살아난 그 죄없는 이의 이름은, 그것을 목격한 증인들에 의해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부활은 단순히 제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비밀스러운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도들에 의해 온 세상에 전파되고 선언되었을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사도들이 목숨을 걸고 말씀을 전파하러 다닌 건 그런 이유였다. 부활하신 주께서 이렇게 당부하셨기 때문이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의 복음서 20장 21절)
우리는 지난 3년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당연한 말을 현실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침몰한 지 3년만에 세월호는 저 깊은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왔다. 이것이 단순한 참사와 그 사고수습으로 끝나는 대신 어떠한 의미를 지니려면, 우리 한명 한명이 사도가 되어 세상에 선포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죄를 우리 사회가 사함 받으려거든, 진심으로 참회하고 그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여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다른 누가 대신 해줄 거라 생각해선 안 된다. 주께서 사도들에게 당부하셨듯이, 우리가 증인이니까, 우리를 보냈으니까.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고작해야 노란리본을 잠시간 달고 다녔을 뿐인 나조차 "그 리본 이제 좀 떼지"부터 시작해 "특조위는 세금만 받아먹고 한 게 뭐냐"라거나 "세상에 참사가 세월호만 있었냐" 따위의 언사에 시달렸으니까. 나도 말이 쉽지, 실천이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믿는 종파가 무엇이든, 지금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든 아니든, 자기 자신을 희미하게라도 그리스도인으로 정의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말씀을 묵상하자.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요한의 복음서 16장 32절에서 33절)
목포신항에 도착한 세월호. (사진=YTN 보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