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직원의 추천을 받아 마시게 된 와인은 El Xitxarel-lo였다. '엘 싯사렐로'라고 읽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엘 이그싯사렐로'라고 읽어야 하는 건지. 뭐라 읽으면 좋을지 엄두도 안 나는 이 화이트 와인은 맛이 상큼했다. 오픈하자마자 따라서 한 잔 마셨을 때에는 시트러스향과 은은한 단맛이 편안하게 퍼져 있었는데, 아이스버켓에 담아 칠링하고 난 뒤에 마시니 맛이 몰라보게 단단해져 있었다. 쨍한 오렌지 필의 향기와 무겁지 않지만 단단한 바디감, 끝을 깔끔하게 떨구는 단맛까지. 우리는 초리조와 방울토마토를 안주로 연신 건배를 해가며 와인을 비웠다. 해는 뜨겁고, 입 안은 달았던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