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만들었다. 2010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글씨그림 연하장이다.


물론 2014년은 내 연하장의 바람처럼 말과 같은 기운으로 맞이하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연말연시를 뜨겁게 달궜던 철도노조 파업과 수서발 KTX 노선 분리 저지는 결국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되었고, 봄소풍을 갔던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했으며,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무너졌고, 비정규직을 양성하는 법이 '장그래법'이라는 이름을 달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우리는 말처럼 기운차지 못했다. 말처럼 기운찼던 건 그들이었다.




2010년이 호랑이처럼 도약하는 2010년이었는지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커리어 면에서 나쁘지 않은 도약을 했었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천안함 사건이, 연평도 포격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 연말이 되면, 연하장을 만들고 쓰면서 생각하고 바랐던 것들이 다 허망하게 느껴지는 날들이었다.








양은 온순한 성정 때문에 평화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굳건히 나아가는 의로움(義)이나 복슬복슬한 털과 같은 아름다움(美)을 상징하기도 한단다. 2015년은 그랬으면 좋겠다. 2014년이 너무 많이 지치고 힘들었으며, 아름다운 일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의로운 일은 더더욱 없었으므로. 마음은 평화롭고 세상은 의롭고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화도, 입 다물고 숨 죽인 대가로 얻는 가짜 평화 말고, 당당하게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그런 평화이길.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신고

트랙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URL을 배껴둬서 트랙백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다른 카테고리의 글 목록

pics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